디즈니랜드 전체 빌려 9살 딸 ‘결혼식’한 사연…결국 논란

디즈니랜드 전체 빌려 9살 딸 ‘결혼식’한 사연…결국 논란

달라스조아 0 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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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디즈니랜드./파리 디즈니랜드 홈페이지


프랑스 디즈니랜드에서 9세 여자 어린이를 신부로 한 가짜 결혼식이 시도됐다가 관계자들의 아동 학대 의심 신고로 중단되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21일 프랑스 일간지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이날 오전 파리 디즈니랜드에서 약 100명이 참석한 가운데 결혼식이 열릴 예정이었으나, 디즈니 측의 제지로 무산됐다. 현장에 도착한 신부가 9세 여아였기 때문이다. 웨딩드레스 차림의 꼬마 신부는 신고 있던 하이힐이 힘겨워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하고 넘어질락말락 비틀거리고 있었다.


알고 보니 이날 결혼식은 신부 복장을 한 꼬마의 엄마가 ‘공주에게 어울리는 하루’를 아홉 살 난 딸에게 선사하고 싶다면서 의뢰한 이벤트였다. 자리를 채운 하객들은 모조리 돈을 받고 동원된 엑스트라였다. 행사는 영상으로 촬영돼 소셜미디어(SNS)에 올라갈 예정이었다. 행사장인 파리 디즈니랜드의 예약은 몇 주 전에 이뤄졌으며, 빌리는 데에 13만유로(약 2억1000만원)가 들었다고 한다.


이번 사건은 현장에 온 라트비아 출신 남성(55)이 신부가 어린이라는 점을 수상하게 여겨 놀이공원 측에 신고한 것을 계기로 세상에 알려졌다. 그는 ‘신부 아버지’ 역할을 맡기로 하고 1만2000유로(약 1900만원)를 받은 상황이었다. 우크라이나 국적자인 9세 여아와 그의 엄마는 프랑스 거주자나 체류자가 아니며, 행사 이틀 전에 프랑스에 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디즈니랜드 측은 “현장에서 중대한 불규칙 사항이 발견돼 즉시 중단했다”며 “경찰에 신고하고 수사에 협조 중이며 고소도 진행했다”고 밝혔다.


행사 주최자인 남성은 자신이 영상 제작자이며 단순 촬영을 위한 이벤트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디즈니 측과 현장 인원들은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목격자는 “촬영이라는 말은 한 번도 들은 적 없고 모두가 실제 결혼식이라 믿었다”며 “디즈니가 신속하게 대응한 것은 매우 잘한 일”이라고 전했다.


수사당국은 행사의 주인공이었던 아홉 살 여아의 엄마(41)와 ‘신부 언니’ 역할을 맡은 라트비아 여성(24), 신고자인 ‘신부 아버지’, 그리고 ‘신랑’ 역할을 맡고 이번 행사 준비를 총괄한 남성 등 4명을 일단 체포했다.


검찰은 의료 검사 결과 아동에게서 신체적 학대나 강압적인 행위를 당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이번 사건은 ‘연출된 촬영’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하객들도 대부분 동원된 연기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체포됐던 4명 중 9세 아이의 엄마와 ‘신부 아버지’ 대역 등 2명은 무혐의로 석방됐으나 행사 주최자와 라트비아 국적 여성은 사기 및 자금 세탁 혐의로 구금이 연장됐다. 현지 경찰은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파악 중이다.




정아임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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